축구 역사상 가장 아이코닉한 축구화. 시대를 풍미한 강렬한 텅과 이빨.
1990년대와 2000년대 축구씬을 밟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슴속에 품어본 ‘프레데터’ 시리즈. 프레데터에 열광하던 그들이 이제는 축구의 영역을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선을 그어가고 있는데요, 프레데터 탄생 20주년과 공백기를 거치고 돌아온 프레데터 시리즈를 기념하기 위해 오버더피치와 아디다스는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축구라는 영역을 벗어나 문화, 예술, 스트릿 등 각자의 영역에서 아직도 가슴속에 고무돌기를 품고 있는 ‘프레데터 매니아’들을 만나 들어본 그들만의 프레데터 스토리.
열 번째 매니아는 스포츠 디자인 스튜디오 h9pitch studio와 FORWARD, Over The Pitch의 아트 디렉터이자 프레데터 전시회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참여한 디자이너 fenomeno, 최호근 님입니다.
–안녕하세요, 디렉터 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최호근 : 안녕하세요, 스포츠 디자인 스튜디오인 h9pitch studio의 아트 디렉터 최호근입니다!
-h9pitch studio와 더불어 FORWARD, Over The Pitch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계신데, 이 세 브랜드의 관계와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호근 : 저희 스튜디오의 작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어요. h9pitch studio의 이름의 스포츠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스튜디오에서는 프로구단,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같은 다양한 스포츠 관련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동시에 저희 스튜디오에서는 ‘FORWARD’라는 축구 의류 브랜드와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Over The Pitch’라는 축구 웹매거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포워드는 ‘FOOTBALL EVERYWEAR’ 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는 것처럼 축구를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다는 컨셉을 갖고 있는 축구 의류 브랜드입니다. 꼭 프로 선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멋진 저지를 입고 경기를 뛰고 일상생활도 함께 할 수 있는 풋볼 어패럴을 목표로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버더피치도 마찬가지로 축구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고, 또 더 멋지고 힙한, 스포츠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로 만들기 위해 만든 웹 매거진입니다. 이렇게 저희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모체로, 브랜드와 매거진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서 이 세 개의 방점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 처럼 축구와 관련하여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이렇게 축구, 그리고 디자인과 연을 맺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최호근 : 어릴 적부터 축구 선수가 꿈이었어요. 근데 여러 상황상 축구선수를 시작하진 못했어요. 그러다 미술을 하게 되었는데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죠. 이리저리 방황하다 다 그만둘 생각으로 유럽여행을 갔었는데, 축구로 유명한 도시들과 그 안에 축구로 꾸며진 여러 요소들을 보고 굉장한 감명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축구와 디자인을 같이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축구와 관련된 작업들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2013년에 축구를 주제로 첫 전시에 참여하면서부터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작업 근황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어떤 멋진 작업들로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최호근 : 최근엔 이 인터뷰와 관련이 가장 깊은 프레데터 전시회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써 기획의 한 부분으로 참여를 했습니다. 아디다스와 함께 6개월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전반적인 컨셉에 관련된 기획에 참여하며 정말 많은 준비를 했죠. 그 밖에는 저희 스튜디오 팀원들과 함께 K리그 개막 시즌을 맞아 성남FC와 제주유나아티드의 새 시즌 브랜딩 작업을 했고, 포워드의 2018년 저지 컬렉션도 발매를 마쳤습니다. 이 밖에도 미즈노의 블랙 글리터 팩 디자인이나 염기훈 선수의 100호 어시스트 스페셜 축구화 등 모두 열거하기에는 생각보다 너무 많네요!
–이번 프레데터 전시회에 아디다스 풋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기획에 참여하셨는데요, 기획하시면서 어떤 점에 가장 주안점을 두셨나요?
최호근 : 축구는 더 이상 공만 차는 축구가 아니라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 같습니다. 점점 축구는 스타디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타디움에서 점점 빠져나와서 거리로, 또 문화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전시처럼 전시장, 갤러리로 갈 수도 있는 것이고요. 더 이상 스포츠에만 국한되지 않고 하나의 예술이자 하나의 큰 문화라고 생각해요. 몸으로 하는 것만이 아닌 입고, 보고, 체험하고, 소장하고 새롭게 재해석하는 모든 과정들을 축구라는 매개체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아디다스 풋볼이 지향하는 ‘Stadium to Street’은 저희 Over The Pitch의 방향성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축구와 일상을 섞으려는 글로벌 브랜드의 움직임을 Over The Pitch의 아트 디렉터의 시각에서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최호근 : 저는 15년 전부터 저지를 입고, 축구화를 신고 다녔습니다. 사실 축구를 좋아한다면 모두가 이랬을 거예요. 결국 축구는 언제 어디서나 입고 신을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Stadium to Street’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아주 잘 꿰뚫은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축구를 축구장에서만, 그리고 축구 경기가 열리는 일주일에 한 번만 입어야 된다는 법은 없잖아요.
–디렉터 님께서 생각하는 프레데터의 가장 상징적인 면과 프레데터에서 영감을 받는다면 어떤 부분에서 받을 수 있을지 말씀해주신다면?
최호근 : 저에게 프레데터의 가장 상징적인 부분은 고무 돌기와 매니아의 옆면에서 바닥까지 이어진 3선이에요. 먼저 고무 돌기는 테크니컬한 부분도 부분이지만 디자인적으로 아주 멋진 부분이거든요. 94년도 초기 모델부터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리시즌과 매니아들을 보면 고무 돌기의 모양과 배치가 다 다르고 또 그 부분이 축구화의 각기 다른 인상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두 번째로 매니아의 옆면 3선이 축구화 바닥까지 이어져있는 부분이에요. 이건 오직 최상급 매니아에서만 볼 수 있기에 더 특별한 느낌을 받았고 또, 언뜻 보면 잘 안 보이는 부분까지 세심한 디자인적 배려를 했다고 느껴지거든요. 더욱더 경량화가 되고 최소한의 장치로 최대한의 효과를 만드는 최신의 축구화도 좋지만 오래된 프레데터 모델들의 디자인을 보면 약간은 투박하고 복잡하지만, 그 2D와 3D 요소들을 정말 조화롭게 배치를 했거든요. 마치 잘 설계된 건축물에 아주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 거장의 벽화까지 그려진 느낌이랄까.
–디자이너로서 프레데터에 대한 디테일한 해석을 해주셨네요! 마지막으로, 디자인과 축구 문화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디렉터 님께 축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호근 : 축구는 예술이자 문화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최호근‘이라는 인간으로서, 또 디자인 작업자로서의 저로 만들어준 아주 중요한 계기이자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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