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스폰서 로고는 저지를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스폰서가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 한 적은 없었는지? 이번 기사에서는 여러분이 한 번쯤은 궁금해했을, 낯익고도 미스테리한 스폰서들에 대해 소개한다. 순서는 ABC순.
1.’ALL’ – 파리 생제르망 (2019~)
2019-20 킷에서 처음 메인 스폰서 자리를 차지한 ‘ALL’은 ‘Accor. Live Limitless’의 약자로 프랑스의 글로벌 호텔 그룹 ‘Accor’의 새로운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국내 팬들에겐 다소 생소한 기업이지만 전 세계 100개국에서 4,800여개의 호텔, 리조트 등을 운영하며 2018년 매출은 1,000만 유로를 달성한 굴지의 호텔 그룹이다. 프랑스의 한 매체에 따르면 PSG와의 계약은 2년이며 금액은 2019년 기준 유럽 축구 스폰서쉽 TOP4에 해당하는 연간 5,000만 유로(한화 약 638억원) 규모라고하니, PSG는 꽤나 빵빵한(?) 스폰서를 만난 듯 하다. 하긴, ‘Fly Emirates’를 밀어냈으니 그럴 만도. 이 거대한 스폰서쉽의 체결과는 별개로 ‘Fly Emirates’ 로고가 더 마음에 든다는 팬들의 원성도 들린다.
2.’EVONIK’ – 도르트문트 (2007~)
2007년부터 도르트문트 저지의 메인 스폰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EVONIK. 전기자동차를 연상시키는 이 회사의 실체는 특수정밀화학기업이다. 화학, 에너지, 부동산 등의 영역에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울산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10년이 넘게 꿀벌군단 저지의 노란자위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본력이 필요할 듯 한데, 역시 그렇다. EVONIK의 2018년 기준 매출액은 약 15조원이다. 잘 모르겠다면 코스피 기준 신세계 그룹의 작년 매출액이 약 5조 1819억원이라고 하면 감이 올까? 어쨌든, 우리의 관심은 스폰서의 재력보다 멋진 저지에 있지 않은가. 푸마가 도르트문트의 저지를 만들어내는 현시점에서 EVONIK 로고와의 궁합은 나쁘지 않은 듯 하다.
3.’FASTWEB’ – 유벤투스 (2001~2004)
2000년대 초 유벤투스의 메인 스폰서는 독특하다. 챔스용 저지에서는 ‘TAMOIL’이 메인 스폰서를, 리그용 저지에서는 ‘FASTWEB’이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TAMOIL’은 싱겁게도 여러분이 떠올리는 정유회사다. ‘FASTWEB’의 활동영역 역시 이름에서 얻는 힌트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전자통신 회사인 ‘FASTWEB’은 일반 전화를 비롯한 인터넷, IPTV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쉽게 생각하면 국내 통신사들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두툼한 플록 소재로 프린팅된 이 회사의 로고가 그립지만 안타깝게도 2007년 스위스의 통신회사 ‘swisscom’이 완전히 인수하여 메인 스폰서로서는 쉽게 볼 수 없을 듯 하다.
4.’KING POWER’ – 레스터 시티 (2010~)
2015-16시즌 기적적인 EPL 우승으로 동화를 썼던 레스터 시티. 이 여우군단이 주목을 받으며 덩달아 관심을 받은 ‘KING POWER’는 태국을 대표하는 여행 소매 그룹이다. 1989년 방콕 시내의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2006년에는 수완나품 국제공항 면세점까지 성장, 현재는 태국 재벌 5위에 랭크되어있다. 2010년 약 574억원에 구단을 인수하며 홈 구장 역시 ‘킹 파워 스타디움’으로 변경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새롭게 구장을 개장하며 태국에서 승려들을 데려와 제사(?)를 지내기도. 2010년부터 메인 스폰서를 맡았으며 당시 다소 촌스러웠던 로고를 감사하게도 2015-16시즌 현재 로고로 다듬어 EPL 우승을 차지했다.
5.’O2’ – 아스널 (2002~2006)
구너라면 필히 기억해야할 로고, ‘O2’는 아스널의 황금기를 함께한 메인 스폰서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아스널을 지원한 ‘O2’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청량감 때문인지 공기청정기 제조나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존재하는 화학 회사일 것만 같다. 사실, 이 회사는 영국의 통신사다. 아마 오늘 소개하는 기업들 중 가장 반전이 아닐까. 앞서 알아본 ‘FASTWEB’과 같은 업계로 모바일,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스널과 ‘O2’가 함께한 4년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 기간동안 아스널은 EPL 무패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 커뮤니티 쉴드 우승 2회 등 굵직한 업적들을 남겼으니, 구너들은 이 로고를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다. 심플하고 강렬하게 전달되는 이미지가 아스널의 레드, 그리고 스우시와 함께 이룬 조화는 참 멋졌다. 지금도 구너들에게 이 시절의 저지는 ’O2 저지’로 통용되며 가장 많이 찾을 정도다. 아스널은 이밖에도 ’JVC’, ‘Dreamcast’, ‘FlyEmirates’와 스폰서 계약을 했는데, 이 정도면 로고 디자인으로 스폰서를 고르는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저지를 보며 한 번쯤은 궁금해했을 스폰서들과 그에 엮인 간단한 얘기를 알아봤다. 이번 기사에서 그 동안 몰랐던 스폰서들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면, 이제 축덕들의 대화에서 잡학다식을 과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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