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바이브를 매일같이, 살갗으로 느낄 수 있는 축구 아이템은 저지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축구 문화에는 우리에게 자극을 주는 아이템이 수도 없이 많다.
오버더피치는 무수히 이 많은 ‘자극’들을 여러분께 전하고자 새로운 컨텐츠를 시작하고자 한다. 문제는 필자의 수집력만으로는 이미 높은 구력을 자랑하는 여러분의 구미를 당기게 하긴 힘들 터. 해서, 이번 컨텐츠는 ‘집단 수집력’을 동원해보기로 했다.
오버더피치를 운영하는 H9PITCH에는 오랜 컬렉터부터 뉴비까지, 저지부터 직관 티켓, 심지어 캄프 누의 잔디까지 구력과 분야가 다양한 수집가들이 매일같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집단 수집력’을 동원해, H9PITCH 식구들의 다양한 컬렉션 자랑을 소개한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우리 H9PITCH STUDIO가 진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디자인을 책임져주는 디자인팀 식구들의 자랑 타임이다. 멋진 단합력으로 팀원 모두 각자의 최애 저지를 들고 왔다고. 스포츠 디자이너들의 최애 저지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들어본다.
<안도희 : MANCHESTER UNITED 2004-06 HOME #13 JISUNG PARK>
-박지성 선수의 팬인가
아니요. 팬까지는 아니고 그냥 만나면 싸인해달라고는 할 정도에요.
-그렇다면 이 제품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뭔가?
제 인생 처음으로 소유하게 된 저지거든요. 제가 입사한지 한 달 정도 됐을 때가 생일이었는데, 평소 생일을 티내거나 sns에 보이게 해놓는 걸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그 날도 그냥 지나가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다들 축하해주시고 (머쓱) 대표님께서 이 저지까지 선물로 주셨어요. 너무 놀랐고, 거짓말이 아니라 감사해서 눈물이 날 뻔 한 순간이었습니다. 촤하하. 그래서 이 맨유 저지는 저에게 가장 소중하답니다. 아, 이거 읽을 거 같은데 양캐리님 서운해 하지 마세요~!
-양캐리(H9PITCH 스튜디어 매장팀)가 서운해 할 이유가?
생일날 양캐리님도 주황색 커스텀 저지를 줬었거든요(머쓱) 그것도 소중해요 캐리님~ 이것보단 아니지만
-뭔가를 잘 받는 타입인가보다.
촤하하. 보통 많이 챙겨주는 편인데, 챙겨주다보니 이렇게 많이 받기도 하는 거 같네요. 그럼 더 챙겨주고. 뭐 그런 거죠. 아 실장님께서 포르투 저지도 주셨었어요. 덕분에 입사 전까지만 해도 축구 저지가 하나도 없었는데 이 맨유 저지를 시작으로, 그렇게 저지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어요. 셀틱, 인터밀란, 맨유도 이거 말고 두 개 더 샀어요. 총 15개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대표님의 큰 그림이었을까요?
-오 15개나. 축구 유니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음 너무 많은데. 요즘 나온 제품들보다 옛날에 나온 제품들이 너무 이쁩니다. 특히 저는 저지에 숨어있는 디테일들에 감탄할 때가 많아요. 예를 들면 *도전축구복에서 입은 인터밀란 저지! 저지 목 안쪽에 뱀 그래픽이라던지, 저지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보이는 패턴들의 섬세함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떤 팀의 엠블럼이냐, 어떤 스폰서이냐, 패치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디에 붙이냐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이 되는 것도 너무 매력적이랍니다. 그냥 운동복들보다 비교적 비싸긴 하지만, 돈만 많으면 운동할 때마다 바꿔 입고 싶어요. 아 근데 제가 나온 도전 축구복 아시죠? 도전 축구복 중 제일 재밌으니까 꼭 보세요.
*[도전 축구복 5화] H9PITCH STUDIO의 홍일점 디자이너가 고른 축구 저지는?
<김명준 : REAL MADRID 2007-08 HOME #14 GUTI.HAZ>
-레알 마드리드의 팬인가, 구티의 팬인가?
허허. 첼시 팬이다. 구티를 좋아한다. 이름이 일단 멋있지 않나? 호세 마리아 구티…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명준씨는 평소 말 수가 적고 소탈한 웃음을 많이 짓는 식구로, 본 인터뷰에선 이러한 말투를 글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표현해 보았다.
-명준씨 아트워크 계정을 보니 첼시는 있는데 구티 아트워크는 없던데?
한창 개인 작업을 할 때, 거의 스포츠 뉴스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티가 없다. 허허… 기회가 되면 작업해보고 싶다. 하지만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개인 작업할 시간이 없다. 대표님 이거 보시려나…? 허허.
-어떤 이유로 구티를 좋아하게 된 건가?
사실, 피파 온라인을 하다가 구티를 처음 알게 되었다. 한창 중독된 시절이 있었는데 매번 같은 스쿼드로만 하니 지루하더라… 특이한 선수를 찾아보다가 발견했고, 써보니 체감이 너무 좋아서 반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이라이트도 찾아보며 플레이 연구를 했는데 패스도 잘하고 멋있어서 실제 선수도 좋아하게 되더라… ‘구티의 그날’ 이라고들 하지 않나… 위닝으로 치면 컨디션 위로 확 서는 날. 그날에는 정말 지단보다 잘하더라. 기복이 심하긴 하지만, 그게 또 매력이다…
-본인도 기복이 심한 편인가?
허허…디자인 부분에서 나도 기복이 심한 거 같다. 취미인 축구도…하지만 프로라 티내지 않는다. 아니 안내려고 노력한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에 동질감을 느껴서…구티를 좋아하게 된 걸지도…
-저지 구매의 기준이 있다면?
아무래도 좋아하는 선수의 저지가 더 눈이 간다…허허. 구티 저지는 이 회사에 와서 두 번째로 산 저지이다. 첫 번째로 산 건 맨유 2000-01 3RD 베컴이었는데 예뻐서 샀다. 또 베컴도 잘생겼고…허허. 아무래도 잘생긴 선수를 좋아하는 거 같다. 허허. 개인적으로 검정색을 좋아하는데, 그러다보니 저지도 검정색이나 무채색 계열을 더 찾게 된다. 구티와 베컴 둘 다 오버더피치 스태프 스냅으로 올라갔는데, 그렇게 사진으로 다시 봐도 예뻐서 둘 다 잘 샀다는 생각을 했다…허허.
<오성원 : KAWASAKI CUSTOM 저지>
-이 저지를 가져온 이유는?
패션에 대해 관심이 없던 나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덕분에 패션에 대한 관심이 깊어진 계기가 된 저지이다. 처음 이 저지를 봤을 때는 사실 이게 축구복인지도 몰랐다. 근데 이게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멋있었고, 덕분에 이걸 통해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나름 의미가 깊은 저지다.
-이 저지를 어떻게 소장하게 되었나?
쇼미더머니4 방영 당시 로꼬가 입은 걸 본 것이, 이 저지를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다. 로꼬의 옷을 보고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곧 이어 언프리티랩스타2에 헤이즈가 입고 나오더라. 두 번이나 보다니, 안 살 수 없는 거 아닌가. 몇 번 검색하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더라. 그렇게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평소에도 커스텀 아이템을 좋아하는지?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로, 취미가 하나 생긴 것이 커스텀이다. 시간 날 때마다 직접 커스텀 하는 걸 좋아한다. 신발이나 옷을 주로 하는데 염색부터 해체까지 다양하게 시도하는 편이다. 다들 가지고 있는 평범한 스니커즈도 나만의 디테일을 추가하여 내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커스텀이 가진 매력이다.
-커스텀한 것들 중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평소 착장에 늘 커스텀한 아이템을 하나씩은 섞곤 한다. 그러다보니 또 재밌어서 계속 작업하고.(웃음) 그렇게 여러 가지를 만들어봤는데 가장 애착이가는 아이템은 이 청자켓이다. 한참 래퍼 키드밀리에 빠져있던 당시 그의 행보와 음악적 색깔이 멋있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물감과 청자켓을 구매해 시멘트 바닥에 비벼 만들어낸 옷이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에게 입히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든 첫 커스텀 제품이다. 저지도 종종 커스텀하곤 한다. 간단하게는 마킹부터, 지퍼나 신발끈 등 다양한 재료들을 섞기도 한다. 지난 할로윈 오프피치데이때 많은 저지들을 커스텀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이긴 했지만 재밌었다.
-패피로서 저지의 매력을 얘기한다면?
평소에 무채색의 착장에 포인트로 강렬한 색을 섞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눈에 띈 게 축구 저지다. 유니폼은 강렬한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표현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취향 때문인지 오늘 가져온 가와사키 커스텀 저지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저지들 전부 다 이런 종류다. 점심시간에 PITCH SEOUL을 한 번씩 둘러보는데, 볼 때마다 늘 이렇게 톡톡 튀는 색상들만 먼저 눈에 들어와서 아 저건 내가 사야겠다. 하곤 하는데 잘 안 팔리는 저지인 경우가 많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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