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훌쩍 넘는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 상업적 단체가 그들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혁신을 외치는 스포츠 업계에서 정통성을 고집하는 것은 곧 ‘나는 도태되고 싶다!’라고 외치는 행위와 같을 수도.
하지만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1906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최고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장인 정신의 대명사 미즈노. 이들은 서구식 브랜드가 판치는 스포츠계에서 동양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한 세기 넘게 그 가치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빚어낸 작품이야 수없이 많지만 우리 축구팬들의 머리 속엔 단 하나, #모렐리아. 맨발 감각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이 만들어낸 천연가죽 축구화의 정수다. 1985년 시작된 역사는 올해로 35주년이 되었고, 그 혁신과 장인 정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다.
모렐리아 탄생 35주년을 맞아 이번 기획기사에서는 퀄리티에 목숨 건 그들의 장인 정신, 그 타임라인을 살펴보자.
-1985 “신이 만든 축구화”
첫 등장. 당시 ‘모렐리아’라는 네이밍 대신 ‘런버드(RUNBIRD)’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해서 초판과 복각판의 텅에는 ‘RUNBIRD’가 새겨져있다) 캥거루 가죽임에도 260사이즈 기준 245g이라는 파격적인 경량화로 주목을 받았다. 80년대 중후반 축구화의 평균 무게가 300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혁신적인 무게. 브라질 상파울루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브라질 레전드 ‘카레카’가 착용, 인터뷰에서 ‘신이 만든 신발이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모렐리아의 착화감은 그들의 발 깊숙이 새겨졌다.
-1991 “첫 번째 진화”
카레카가 모렐리아를 신고 유럽으로 날아갔다. 6년이 지난 사이 미즈노는 천연가죽만의 맨발 감각을 더욱 진화시켜 모렐리아 II를 선보인다. 경량성과 유연성을 강화하고 텅에 ‘RUNBIRD’가 아닌 ‘MIZUNO’를 새겼다. 1993년 J리그가 개막할 당시에는 많은 선수들이 이 모델을 착용하고 있었다.
-1998 “국가대표”
어퍼 스티치가 변경된 모렐리아 JP.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한 일본 대표팀의 모리시마, 야마구치, 오무라는 이 모델을 신고 경기에 나선다. 나선형으로 다소 복잡해진 어퍼 스티치는 이 모델에서만 볼 수 있다.
-2000 “더, 더 가볍게”
260사이즈 기준 200g이라는 초경량을 달성한 모렐리아 UL. 그 무게에 비추어 볼 때 UL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지 않다. ‘Ultra Light’ 그래서인지 전작에 비해 더욱 날렵해진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다.
-2002 “스페셜 스티치의 탄생”
한일 월드컵을 맞이한 모렐리아 M8. 모리시마 히로아키 선수가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이 모렐리아를 착용하고 골을 기록했다. 출시 당시 모델명은 ‘MORELIA II’였으나 모리시마 선수의 이니셜과 등번호를 딴 시그니처 모델, ‘MORELIA M8’이 출시된다. 지구본을 연상시키는 특유의 스티치가 특징.
-2003 “WAVE와의 만남”
웨이브컵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미즈노의 하이테크, MIZUNO WAVE 기술이 적용된 MORELIA WAVE가 탄생한다. 맨발 감각의 정수, 미즈노의 천연가죽과 안정성, 쿠셔닝을 제공하는 웨이브 기술이 만나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때부터 텅이 접혀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008 “안정성을 더하다”
텅에 벨크로를 장착한 첫 번째 모델이자 MORELIA II의 첫 번째 리뉴얼. 힐카운터 구조를 변경해 발의 모양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변형을 억제했다.
-2010 “스물다섯 번째 생일”
25주년을 기념한 리미티드 컬러가 발매되었다. 항상 눈에 띄던 레드 컬러를 제외하고 실버 컬러를 사용해 차분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었다. 힐컵에 새겨진 25주년 기념 로고가 특징.
-2011 “더 날카롭게, NEO”
축구팬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MORELIA NEO가 탄생한다. 현대 축구의 민첩한 플레이 스타일에 맞도록 날렵한 실루엣과 경량화를 추구하였다. 네오는 네오 II로 리뉴얼되며 현재도 많은 팬들의 발밑을 지키고 있다. 텅이 간소화되어 전체적으로 컴팩트한 인상을 준다.
-2012 “두 번째 진화”
모렐리아 II가 두 번째 리뉴얼을 맞았다. 텅의 크기를 다소 축소하여 플레이에 거침이 없도록 수정했다. 발바닥 모양에 더욱 가까운 디자인 컵 인솔을 개선하고 천연가죽 축구화의 영원한 이슈인 늘어남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밀도의 캥거루 가죽 부위로 소재를 변경했다. 캥거루 가죽도 다 같은 캥거루 가죽이 아니란 말씀.
-2015 “세 번째 진화”
모렐리아 II의 세 번째 리뉴얼. 인솔이 270사이즈 기준 45g으로 대폭 경량화되었다. 아웃솔의 탄성과 내구성을 강화해 인조잔디에서 착용이 가능하도록 변경되었다.
-2015 “전통과 혁신의 산물”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사랑하는 모렐리아 네오 II가 등장한다. 1985년 런버드부터 모렐리아 네오 II의 등장까지 30년간 실루엣에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그들이 추구한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맨발 감각’, ‘경량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한 결과 네오 II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마추어에서 프로 레벨까지 두루 사랑받는 모델로 거듭났다.
-2020 “그리고 지금, 혁신은 진행 중”
그리고 맞이한 2020년. 35주년을 기념한 두 MADE IN JAPAN 모델은 단순히 실루엣의 복각에서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라스트로 착화감은 진일보하였으며 슬림해진 힐카운터를 내장하여 뒷꿈치를 더욱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또한 엄선된 캥거루 가죽은 늘어남을 최소화하고 사용자의 족형에 알맞게 진화한다. 모렐리아만의 ‘간지’를 담당하던 텅은 그 클래식은 유지함과 동시에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더욱 간결해졌으며 벨크로를 확대하여 고정력을 강화했다. 땀이 많이 차는 발바닥은 새로운 소재의 인솔를 차용, 그립력과 착용감을 향상시켰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복각판은 그저 옛 형태의 재현에만 급급해 실사용자들에 대한 배려를 잊는 경우가 잦다. 반대로 미즈노는 이번 35주년 모델에서도 “복각판이라 해도 축구화는 달려야 한다”는 마인드 하나로 다시 한번 ‘맨발 감각’과 ‘경량성’의 진화를 보여준다.
미즈노는 지금도 모렐리아의 최초 개발자 ‘야스이 토시야스’가 다져놓은 천연가죽 축구화의 정수를 연마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최고의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분투 중. 특히 ‘MADE IN JAPAN’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핸드메이드의 감성은 현세 그 어떤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2020년 현재 축구화계에 유일하게 남은 장인 정신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느껴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아래 링크에서 미즈노 장인 정신의 결정체, 모렐리아의 35주년 기념 에디션을 두 가지 컬러로 만나보자. 참, 이번 35주년을 맞이해 모렐리아의 어퍼를 딴 스니커즈도 3월 25일 발매 예정이라고 하니, 모렐리아 매니아들에게 더 없는 희소식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구매 정보
–모렐리아 35주년 기념 에디션 : bit.ly/2Wr5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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